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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속화음과 지나가는 화음의 기능 차이를 비교한 구조도

 

화성학을 공부하다 보면 '이 화음은 도대체 기능이 뭘까?'라는 의문이 생기는 순간이 많습니다. 특히 부속화음(auxiliary chord)과 지나가는 화음(passing chord)은 주된 기능 화음처럼 명확한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음악의 흐름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두 화음은 문장형 구조 분석에서 핵심적인 해석 대상이며, 구별법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논리적인 화성 분석과 작곡이 가능합니다.

 

부속화음(auxiliary chord)란?

 

부속화음은 주화음(I, IV, V 등 주요 기능 화음)과 주화음 사이에 ‘꾸밈’ 역할로 삽입되는 화음입니다. 특정한 진행을 요구하거나 해결을 유도하지는 않지만, 화성의 풍성함과 연결감을 보완해 줍니다.

예를 들어, C장조에서 I → IV → I 진행 중 IV는 주기능 화음이지만, I → ii6 → I의 경우 ii6는 부속화음으로 간주됩니다. 이는 멜로디나 음성 진행을 부드럽게 하고, 색채를 덧입히는 화성적 장치입니다.

주로 1도와 5도 사이, 혹은 1도와 1도 사이의 ‘꾸밈 성격’으로 삽입되며, 보통은 1마디 이하의 짧은 길이로 사용됩니다.

 

지나가는 화음(passing chord)이란?

 

지나가는 화음은 두 기능 화음 사이의 **선율적 이동**을 부드럽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음성학적으로는 주로 베이스 음이 반음 또는 온음으로 ‘지나갈 때’ 삽입되며, 결과적으로 화성의 연속성과 리듬의 자연스러움을 증가시킵니다.

예를 들어 C장조에서:

  • C → Bdim → Am 진행에서 Bdim은 C와 Am 사이의 '지나가는 화음'
  • F → G♯dim → G → C 진행에서 G♯dim은 G로 가기 전의 선행화음이자 패싱 역할

지나가는 화음은 전통적인 기능 화음 체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삽입되며, 종종 외부화음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베이스의 흐름을 부드럽게 만드는 연결 고리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두 화음의 공통점과 차이점

 

항목 부속화음 지나가는 화음
기능 꾸밈, 확장 이동, 연결
사용 위치 주화음 사이 음정 이동 중간
선율 강조 정지감 있음 움직임 강조
길이 짧게 유지 짧게 또는 빠르게 통과

 

부속화음은 '기능적 정체성'은 없지만 화성 구조에 포함되어 의미 있는 위치를 차지하며, 지나가는 화음은 보통 음성 진행 중에만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특성을 가집니다.

 

문장형 구조에서의 역할

 

부속화음과 지나가는 화음은 모두 화성 문장(Harmonic Sentence)이나 형식 문장(Formal Sentence) 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

 

  • 부속화음: I – ii6 – I → 긴장을 만들지 않고 중심 화음을 꾸밈
  • 지나가는 화음: I – I6 – IV → I6가 베이스 이동의 패싱 역할

이러한 구조는 작곡에서 **음향적 지루함을 줄이고**, 문장 단위의 리듬감과 프레이징을 더 풍부하게 만듭니다.

 

재즈와 대중음악에서의 활용

 

재즈, 보사노바, 팝 등에서는 지나가는 화음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진행이 자주 등장합니다:

 

  • Cmaj7 → C♯dim7 → Dm7
  • G7 → G♯dim7 → Am7

여기서 C♯dim7, G♯dim7은 모두 ‘지나가는 감화음’이며, 베이스의 반음 진행을 부드럽게 연결하면서 멜로디 라인에 색채감을 더해 줍니다.

부속화음의 경우 대중음악보다는 클래식 및 작곡 이론에서 더 자주 언급되며, 코드 내 특정 음을 강조하거나, 코드 간 음성진행을 안정화시키는 목적에 많이 쓰입니다.

 

학생을 위한 구별 연습법

 

두 화음을 구별하는 감각을 키우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연습이 추천됩니다:

 

  1. ① 같은 화음 반복 중간에 ii6 삽입: I – ii6 – I 구성의 ‘정지감’ 느껴보기
  2. ② I – I6 – IV 진행에서 베이스 음 도–미–파 이동 파악하기
  3. ③ C – C#dim – Dm → 반음 상행 진행에서의 긴장 해소 체험

이 연습을 통해 ‘지나간다’, ‘꾸민다’라는 감각을 몸으로 익히면, 이론이 아닌 음악적 감각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작곡에서의 실전 팁

 

곡을 구성할 때 단순한 T-S-D(Tonic-Subdominant-Dominant) 구조만 사용하면 음악이 밋밋해질 수 있습니다. 이때 부속화음이나 지나가는 화음을 삽입하면 자연스럽게 긴장과 해소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I – viio7 – I, 또는 ii6 – V – I 같은 구조는 짧은 흐름 안에 다양한 리듬과 색채를 포함시킬 수 있는 좋은 예입니다.

또한 대중음악이나 재즈에서는 단조 진행 중 Ⅵ도와 Ⅶ도 사이, 또는 Ⅱ도와 Ⅲ도 사이에 감화음이나 도미넌트화를 시도하며 지나가는 화음을 삽입하는 방식이 자주 사용됩니다. 이를 통해 멜로디에 스텝 모션을 부여하거나, 베이스 라인의 선형성을 확보할 수 있어 리듬 섹션이 더욱 유기적으로 작동합니다. 작곡자는 이 과정에서 기능보다 흐름과 색채를 우선시하며, 전통 화성학에서 벗어난 창의적 선택이 가능해집니다.

 

결론 │ 구조적 흐름을 만드는 화성의 연결고리

 

부속화음과 지나가는 화음은 작곡이나 연주에서 단지 ‘기타 화성’이 아니라, 음악의 숨은 설계자 같은 존재입니다. 이들은 단순한 긴장-해소 사이를 이어주며, 청자에게 흐름을 인지하게 하고 연주자에게 표현의 폭을 넓혀줍니다. 문장형 구조 해석에서 이 두 화음을 명확히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다면, 음악의 구조는 훨씬 풍부하고 자연스러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