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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안부터 프리지안까지 모드 음계 비교 이미지

현대 음악의 색다른 감정과 고유한 분위기는 단순한 장조·단조를 넘어 '모드(선법)'에서 비롯됩니다. 이 글에서는 도리안부터 프리지안까지 대표적인 모드를 정리하고, 작곡·분석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설명합니다.

 

1. 모드란 무엇인가?

 

모드(Mode) 또는 선법(旋法)은 특정 음계의 시작점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고유한 음계 체계입니다. 쉽게 말해, 같은 음들을 쓰지만 시작 음이 달라질 때 생기는 스케일의 성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C 장조(C-D-E-F-G-A-B) 음계를 그대로 두고, D부터 시작하면 D 도리안(D-E-F-G-A-B-C), E부터 시작하면 E 프리지안(E-F-G-A-B-C-D)이 됩니다. 모드의 개념은 중세 교회 음악에서 시작되어 현대 재즈, 록, 팝,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었습니다.

 

2. 대표적인 7개 모드 정리

 

다음은 C 장조 음계를 기준으로 한 대표적인 7개 모드와 그 특징입니다:

 

모드 이름 시작 음 음계 성격
이오니안 (Ionian) C C-D-E-F-G-A-B 장조, 밝고 안정적
도리안 (Dorian) D D-E-F-G-A-B-C 단조 느낌 + 6음 올림 → 부드러운 슬픔
프리지안 (Phrygian) E E-F-G-A-B-C-D 단조 느낌 + 2음 내림 → 어두움, 긴장
리디안 (Lydian) F F-G-A-B-C-D-E 장조 + 4음 올림 → 몽환적, 부유감
믹솔리디안 (Mixolydian) G G-A-B-C-D-E-F 장조 + 7음 내림 → 블루스/록에 적합
에올리안 (Aeolian) A A-B-C-D-E-F-G 자연 단조, 기본 단조 느낌
로크리안 (Locrian) B B-C-D-E-F-G-A 감화음 포함 → 극단적 불안, 사용 어려움

 

이들 7개 모드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음을 사용하지만, 시작 위치가 바뀜으로써 중심 음의 기능, 분위기, 감정 표현이 달라지는 원리입니다.

 

3. 모드와 장조·단조의 차이

 

많은 사람들이 모드를 장조/단조의 확장 정도로만 이해하는데, 실제로는 더 복잡한 기능 구조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도리안 모드는 단조와 유사하지만 6번째 음이 장음(예: D 도리안의 B)으로 되어 있어 보다 중립적이고 슬픔이 덜한 느낌을 줍니다. 믹솔리디안 모드는 G 장조와 유사하지만 7음이 플랫되어(예: F) 도미넌트 코드가 약화되어 블루스한 느낌을 연출합니다.

결정적으로, 모드에는 Tonic-Subdominant-Dominant의 전통 화성 기능이 약하거나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전통 화성학보다 멜로디와 분위기 중심의 작곡에 더 적합합니다. 모드에서는 중심음을 기준으로 한 ‘드론 베이스(drone bass)’ 또는 오스티나토 리듬을 통해 감정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화성 중심 음악과 달리, 분위기 자체를 곡의 핵심 요소로 삼는 방식입니다.

 

4. 모드의 실제 활용 예시

 

모드는 재즈, 록, 팝, 뉴에이지, 영화음악 등에서 매우 다양하게 쓰입니다. 다음은 모드가 활용된 대표적인 예입니다:

 

  • 도리안: 마일스 데이비스 ‘So What’ – D 도리안 기반
  • 프리지안: 플라멩코, 헤비메탈에서 긴장 유도 시 활용
  • 리디안: 스티브 바이라는 리디안 모드를 ‘몽환적’ 감성 코드로 자주 사용
  • 믹솔리디안: 비틀즈 ‘Norwegian Wood’, 팝 블루스의 대표적 모드

또한 게임 음악, 드라마 OST에서도 특정 장면의 감정을 모드로 표현합니다. 리디안은 판타지적, 프리지안은 긴박한 추격, 도리안은 담담한 슬픔 등으로 활용됩니다.

 

5. 모드 작곡 실전 팁

 

모드를 실제 작곡에 활용하려면 다음과 같은 팁을 기억하세요:

 

  • 먼저 기준 스케일(C 장조 등)을 정하고, 해당 모드로 시작하는 음부터 음계를 구성
  • 기존 코드 진행이 아닌, 모드 음계에 맞는 코드만으로 구성
  • 전통적인 종지(I-V-I) 대신, 중심음 위주의 반복이나 지속음 드론 기법 활용
  • 메이저/마이너 감정을 벗어나고 싶을 때 모드 작곡 활용

예: D 도리안에서는 Dm - Em - F - G - Am - Bdim - C를 이용해 구성 가능. 이 때 F메이저처럼 보이지만 D를 중심으로 곡을 써야 도리안의 느낌이 유지됩니다.

 

6. 모드 연습 방법과 청음

 

모드는 구조적으로 단순하지만 청음으로 익히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연습법이 도움이 됩니다:

 

  1. 각 모드의 음계 구조를 악기에서 반복적으로 연주
  2. 도리안·프리지안 등의 대표적 모드를 기준으로 4마디 멜로디 만들어보기
  3. 재즈/게임/영화 OST에서 모드가 사용된 예시를 듣고 느낌 기록
  4. 기존 곡을 다른 모드로 바꾸는 ‘모드 리하모니제이션’ 실습

모드는 음정 간격만 바꾼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모드의 중심 톤과 분위기를 귀로 익히는 훈련이 중요합니다. 결국, 모드는 ‘이론’이 아니라 ‘느낌’으로 익히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론 │ 모드는 음악 감정의 색채 팔레트다

 

모드는 단순히 스케일의 한 형태가 아닙니다. 각기 다른 모드는 고유의 정서, 색채, 공간감을 만들어냅니다. 도리안의 고요함, 프리지안의 긴박함, 리디안의 몽환성은 장조·단조로는 표현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작곡가나 연주자라면 모드를 단순한 이론으로 넘기지 말고, 실전에서 감정 설계 도구로 적극 활용해보세요. 현대 음악에서 모드를 아는 것은 곧, 보다 섬세한 감정을 연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일입니다.

작곡가나 연주자라면 모드를 단순한 이론으로 넘기지 말고, 실전에서 감정 설계 도구로 적극 활용해보세요. 현대 음악에서 모드를 아는 것은 곧, 보다 섬세한 감정을 연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일입니다. 오늘부터 한 가지 모드를 정해 간단한 멜로디나 반주를 직접 만들어보세요. 모드는 이론이 아니라 감각의 언어입니다.